• [issue]2023년 베트남 의류용 원단 시장동향
  • [2023-03-13]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EVFTA 원산지 누적규정 활용을 통한 시장 확대
지속가능한 생산, 섬유기술 R&D, 온라인 플랫폼 활용 등 기존과 다른 진출 시도 필요
품목명 및 HS 코드
직물류(Fabrics)는 직물의 직조방식에 따라 직물(Woven fabric)과 편물(Knit fabric)로 구분된다. 이 중 직물제 의류에 투입되는 원단의 HS 코드는 섬유 소재에 따라 제50류에서 55류로 분류되고 편물은 제60류로 분류된다. 본 보고서는 의류용 원단 중 대베트남 수출액 1위인 5407.61 품목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선정 이유
지난 2월 3일 베트남 정부는 신발·섬유·의류 산업을 주요 수출 산업으로 선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최대 8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은 아직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 수행에 그치고 있다. 직물류, 즉 원단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원단 제품 대부분이 수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내수용 의류 생산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업계 국산화율 목표를 2025년까지 51~55%, 2030년까지 56~60%로 끌어올리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으나 현재까지 외국산 원단 수입 후 생산 방식이 우세하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원단 수출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돼 해당 제품군을 선정했다.

생산동향
베트남 국내 원단 생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위축됐으나 다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합성섬유 수요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전체 원단시장 규모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생산 수주가 감소함에 따라 국내 원단 소비량과 생산량이 모두 감소했다. 그러나 섬유·의류 수출이 다시 긍정적 전망을 보이면서 관련 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동향
작년 12월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2022년 섬유·의류 수출액이 43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문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약 9% 상승한 수치이다.
VITAS는 또한 올해 1~2분기 주문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2023년 수출액 목표치를 최소 450억에서 최대 480억 달러로 설정했다.

베트남 섬유·의류산업은 대부분 생산 후 수출로 이어지므로 수출이 증가할수록 생산에 필요한 원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지난 1월 상품·서비스 총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및 전월 대비 5.2% 증가한 544조8000억 동(232억2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뗏(베트남 음력 설) 연휴가 끼어 소비가 크게 늘어 상품·서비스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하더라도 15.8% 증가했는데, 이는 2021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이다.

총 소매 판매액 중 상품 매출액은 435조4000억 동으로 18.1%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의류 소비 증가율이 27%로 1위를 기록했다.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외부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의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시장이 동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의류 생산에 필요한 원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베트남 섬유·의류 및 신발 산업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이다. 베트남은 2020년 8월 1일부터 EU-베트남 FTA(이하 EVFTA)를 발효했는데, 해당 FTA 발효를 통해 베트남산 섬유제품의 77.3%가 5년 내 특혜관세 0%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나머지는 7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베트남 국내 원단 기업들이 당장 이 혜택을 누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 초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는 ‘섬유산업 및 패스트 패션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축하며 섬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섬유기업들이 사회적 권리를 완벽히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생산을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즉, 관련 베트남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VITAS에 따르면 베트남 섬유의류 기업들은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친환경 생산 기법을 도입하려면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편직물 원단 생산뿐만 아니라 친환경 생산 측면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베트남에 친환경 원단을 수출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을 통해서 관련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수입동향
베트남이 수입하는 의류용 원단 중 HS Code 5407에 해당하는 품목 수입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코로나19 기간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수입 원단 소비도 주춤하긴 했으나, 2021년에는 2018년보다 더 많은 양을 수입하며 수입 규모를 회복했다.
베트남에 HS Code 제5407호 품목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2021년에는 약 17억9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2위는 타이베이, 3위가 한국이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 이전 수출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원단 물량이 대규모로 수입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제5407호 중에서도 HS Code 5407.61 품목의 경우 한국의 수출 대상 국가 중 1위는 수년간 베트남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수입액 기준으로는 해당 품목 역시 중국 1위, 일본 2위, 그 뒤를 이어 한국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동향
2020년 9월 베트남 기업신용평가사 Vietnam Credi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총이익(GPM)에 따른 베트남 섬유 기업은 다음과 같았다.


이 중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나텍스(VINATEX)와 Phong Phu Corporation은 각각 베트남의 국영기업 및 비나텍스 자회사로 사실상 2020년 이전 베트남 섬유산업은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평가된다.
이런 비나텍스마저도 2018년 매출 대비 2019년 매출이 절반 이하로 하락하고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등 베트남 섬유 원단 산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 순위가 뒤바뀌는 변화를 겪었다.

2022년에는 주요 기업 순위에도 변동이 있었다. 코로나19 봉쇄로 섬유 원단 공장 가동률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섬유 기업 단독으로 집계된 자료수집이 힘들 정도로 섬유 산업이 크게 위축되었다. 이에 따라 국영기업인 비나텍스(VGT)를 제외하고 순위권을 유지한 기업은 Song Hong(MSH), Viet Tien(VGG) 두 곳뿐이었다.

유통구조
베트남의 섬유산업은 자체 제작 규모가 크지 않다. 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베트남의 원단 생산 규모는 연간 25억 제곱미터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는 경우 타 국가에 비해 매우 작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하노이 하동(Ha Dong) 지역의 견직물(HS Code 5007) 생산업체 대표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견직물의 경우 베트남 여러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어 생산 규모가 작다.

자체 생산보다는 소규모 위탁생산을 주로 진행하고 국내 도매 및 소매 판매도 겸하고 있어 규모를 키우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천연섬유의 경우 생산 지역이 국내 곳곳에 분산돼 있어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섬유의 경우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북부지역이나 남부지역 경공업 단지를 중심으로 공장이 집중돼 있다. 북부지역의 경우 하노시멕스(Hanosimex), 하노이 섬유의류주식회사(Hanoi Textile and Garment JSC) 등이 대표적이고 남부지역의 경우 쟈딩(Gia Dinh, Giditex 섬유그룹), 비나텍스(Vinatex) 등 주요 섬유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을 제외하면 주로 봉제, 염색 등 원단 수입 후 처리공정에 집중된 공장이 대부분으로 원단 생산은 아직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에서 취약한 부문으로 평가된다.

규제동향
베트남으로 원단 수출 후 현지 생산을 거쳐 제3국으로 의류 수출에 대한 기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0년 EVFTA가 발효됨에 따라 한국 관세청에서도 국내 섬유수출기업에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중에 발효된 건으로 당장 큰 혜택을 보지 못했으나 VITAS가 의류 수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국내 섬유기업들의 수출 수주 증대가 예상된다.

한국은 EU와 FTA를 맺고 있어 EU로 수출되는 베트남산 의류에 사용된 한국산 직물은 역내산으로 간주돼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단, 직물의 경우 베트남 수출 시 한-EU가 정한 원산지 규정을 충족해야 하므로 반드시 인증수출자 지위를 취득해야 한다.

원산지 인증수출자는 6000유로를 초과하는 직물에 대해 원산지 증명이 가능하며, 관세청 본사 및 사업장 관할 본부세관을 통해 원산지 인증수출자 지정을 받을 수 있다.

시사점
작년 11월 KOTITI 시험연구원은 베트남 신사옥 준공식에서 탄콩 섬유와 R&D MOU를 체결했다. KOTITI는 R&D 역량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 섬유업계에 대한 기술 지원을 최대 관심사로 기대한다며 현지 섬유산업 영향력 확대를 예고했다.


2018년 서비스하기 시작한 원단 소싱 플랫폼 스와치온(SwatchOn)은 온라인 플랫폼 활용의 성공적인 사례이다. 이 회사는 2018년 북미, 유럽 패션 브랜드들과 국내 원단 도매업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동대문종합시장이 세계적인 원단도매시장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큰 원단 박람회보다 5배 큰 규모라는 점에서 착안, 내수 및 대기업 위주 오프라인 시장이라는 약점을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진출로 극복한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베트남으로 직접 원단 수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3국 의류 제작 주문 수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평가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편직물(MTI 3단위 기준) 수출금액은 8억1100만 달러 규모에 달한다.

HS Code 5407.61 품목뿐만 아니라 제50~55류 전반에 걸쳐 식물성 및 동물성 천연섬유, 합성 및 인공섬유, 제60류 편물 분야에서도 기반으로 꾸준한 수출 증대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해 가격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지속가능성, 친환경 생산 기법, 재활용섬유 등의 친환경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으므로 섬유 산업 전반에 있어 친환경 기술 개발 역시 필수이다.

따라서 FTA 관세 혜택, 고품질 원단, 각종 플랫폼 활용 등 적극적인 현지 진출 노력이 이어진다면 우리 섬유기업들의 수출 역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Euromonitor, 클립아트코리아,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 VnExpress, TTXVN, INFOGRAPHICS, ITC Trade Map, Vietnam Credit, 한국무역협회, 조세금융신문, 한국섬유신문, 어패럴뉴스(APN),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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