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태 시화염색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2017년 02월호, Page18
  • [2017-02-05]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에너지절감-환경개선 두 토끼 잡아야죠”
최성태 시화염색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청정 시화지역 고가 액체연료 회원사에 부담
스팀단가ㆍ폐수처리 절감 성과 불구 여전히 미흡
‘백연사업’ 등 자체해결·市와 협력 적극모색
차기 연임? ‘미완성 사업’ 봉사 각오 돼있어

“에너지비용 절감과 굴뚝연기 개선사업(백연산업)이 숙원입니다. 우선 이렇게만 되면 시화염색단지는 최적의 염색산업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비용절감에 따른 수익개선과 환경문제가 해결되면 기업할 맛나죠.”
최성태 시화염색사업협동조합 이사장((주)삼리염연 대표)의 당당한 목소리에서 강한 추진력을 엿볼 수 있었다.
최 이사장은 임기 교차점에 서있다. 그는 2015년 2월 전임자의 중도 사퇴로 4년 임기의 잔여 2년을 맡아 임기만료(2월)를 앞두고 있다. 현장 분위기와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차기 이사장 연임이 확실시 된다. 그래선지 미완성 숙원사업 해결에 대한 의지와 리더십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기자가 지난주 최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시화염색단지 (주)삼리염연을 찾았을 땐 영하 10도의 혹한 속에서 공장마다 하얀 스팀과 연기가 내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한편으로 환경오염문제가 동시에 머리를 스쳤다.

-지난 2년 누구보다 바삐 보내셨을 줄 압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릅니다. 도중에 전임자의 바통을 받았지만, 그동안 이사-감사 일을 해오면서 조합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회원사의 권익 향상을 위해 개선점을 모색하다보니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단지와 조합은 몇 개 업체들로 구성돼 있습니까.
“염색사업협동조합은 시화염색단지 24개사 전체가 가입돼있습니다. 이달 중 1개 기업이 신규 가입 예정이니까 25개사로 늘게 됩니다. 단지 6만여 평에서 이업종 32개사가 조업 중이죠. 이곳은 수도권 접근성이 좋고 아파트 등 주거지역에서 벗어나 염색산업 입지로서는 최적입니다.”
-시화염색조합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요. 해결방안도 말씀해주십시오.
“업태가 염색이다 보니 에너지비용 절감과 환경문제가 상시 대두됩니다. 먼저 에너지비용 문제인데요. 시화지역은 스팀 비용이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톤당 7만 원 가량인데 타산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저렴한 고체(석탄)연료를 사용하는 반월공단의 경우 3만 5000원 수준이니까 거의 두 배 차이가 나는 셈이죠. 시화는 청정지역으로 액체(벙커C유·가스)를 사용해요. 가스요금과 연동하다보니 비용이 높아 당연히 힘듭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 수익 측면에서 애로가 많을 수 밖에요. 다행히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비용이 3만 6000원 대까지 내려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자체적으로 에너지 사업을 강구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 안에 결론이 날 것입니다. 또 하나는 굴뚝연기 개선사업(백연사업)인데 큰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속 말씀해주시죠.
“우선 SRF(가연성 쓰레기)발전소를 설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 허가도 나온 상태입니다. 하수오니(下水汚泥·폐수찌꺼기)에 첨가물을 넣어 태워 없애는 방식인데 오염물질을 해양에 투기하거나 매립하지 않고 해결하는 방식이죠. 또 시흥시 시설관리공단의 쓰레기 소각장에서 연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생산 원가의 회수가 어느 정도 가능해집니다. 더불어 SPC투자로 들어오는 회사도 많아지겠죠. 백연사업은 집진기에 부착해서 유증기를 잡는 방식으로 시흥시와 면밀히 협의해 가고 있습니다.”

-시흥을 포함해 경기도에만 반월, 양주검준, 포천양문, 신평, 동두천 등 6개의 염색조합이 있습니다. 지역 조합을 통폐합해 구심체를 강화할 필요는 못 느끼나요.
“6개 단체 중심으로 중부염색조합을 키워가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조합 대표들끼리 모여 논의도 있었지요. 하지만 다들 나 살기 바쁘다보니 어디 쉽나요. 지역별 여건이나 가공료 등에서 서로 다르다보니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걸림돌이죠. 염색산업 특성상 공동이익이 어렵고 정부를 상대로 한 목소리를 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정도입니다.”

-최근 스마트공장, 디지털염색 등의 키워드가 자주 등장합니다. 시화지역도 이에 부응하고 있나요.
“글쎄요. 아직까지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옛날보다는 많이 자동화 됐죠. 현장 온도제어장치를 비롯해 기껏해야 전산시스템 정도입니다. 염료자동배분장치 등 완전 스마트화가 되기 위해선 난제가 많습니다. 시일이 걸릴 걸로 봅니다.”
-정부에서 4차산업혁명과 관련 ‘물 없는 염색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지난 1월 3일 섬유·패션인 신년인사회에서 주형환 산업부장관 강조)
“한마디로 만화같은 얘기입니다. 현실과 거리가 상당합니다. 기계값을 낮춰야 하는데 어떻게 감당합니까. 현재로선 시험실 연구수준으로 봅니다. 가시화되기까지는 설비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먼 훗날 얘기 아닐까요.”

-재임기간 비용 절감 등이 성과로 꼽히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펜톤산화 공정처리 개선을 통해 운영비 관리비 절감을 기한 것은 다행입니다. 2016년 이 공정으로 페수처리 비용을 9% 이상 절감했습니다. 스팀단가도 6만원 대에서 4만 5000원 대로 줄였지요. 하지만 여전히 회원사들에겐 부담입니다. 또 방류수 문제인데요. 인근 하천에 적용하는 방안을 시흥시와 긴밀히 협의 중에 있습니다. 시화 일대에는 6개 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중 옥구천의 경우 물이 부족해 강이 마르고 생명력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공단 방류로 해결이 가능하고 일거양득입니다. 방류수는 폐수 공정이 크게 개선돼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30ppm으로 허용 기준치인 90ppm을 밑돌고 있습니다. 헌데 시흥시에서 채택을 미루고 있습니다. 물 색깔이 조금 탁하기 때문이랍니다. 방류수로 적용하면 하천도 살고, 비용을 지원받아 수도료 절감을 기할 수 있는데 말이죠. 뭐 에너지비용 절감 노력은 지속돼야 할 과제입니다. 기업들이 타산을 맞추며 편하게 조업해야 하니까요.”

-염색산업 전체의 애로는 무엇입니까.
“역시 인력문제입니다. 노령화되고 기술력을 가진 인재들이 빠져나갑니다. 맨파워가 약해지면 전체 경쟁력도 크게 떨어집니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이참에 정부에서 외국인 고용방식을 전환해 합법적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쿼터를 늘릴 것을 강력 건의합니다. 전 산업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공장 노후설비 개선 또한 과제입니다.”

-당초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엔 2년이 짧았을 줄 압니다. 2월말 총회를 앞두고 연임과 관련한 솔직한 속내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2월말 총회를 거쳐 새 집행부가 탄생할 겁니다. 다만 그동안 추진하고 있던 사업들이 중단없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좀 더 봉사하고 노력할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다행히 조합원들도 대체로 호응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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