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틴트’부터 ‘티티’까지,타고난 미감·글로벌 감각 ‘성공시대’
  • 2017년 06월호, Page42
  • [2017-06-05]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현장서 닦은 감각으로 구축한 ‘틴트 스타일’, 글로벌서 더 뜨거워

새롭고 익숙한 옷. 형용모순이지만 ‘더틴트(THE TINT)’와 ‘티티(TT)’를 이보다 더 담백하고 명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이 있을까. 소비를 통한 획일화보다 도발적인 컬러와 낯선 형태미, 소재 자체 원형질로의 천착. 분명 대량 생산·유통되는 옷들과는 다르다. 다수의 평균적인 사람에게 맞추기보다 디자이너의 고집과 새로운 시도에 집중했다. 대형과 평균에 치친 소비자들이 더틴트와 TT에 반응하는 이유다.
이 모험심 충만한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은 이가 바로 안은선 (주)틴트(www.the-tint.com) 대표다. 안 대표는 패션에 대해선 철저한 무학(無學)이지만, 타고난 미감과 악착같은 집념으로 그만의 차별화된 패션 세계를 구축했다.
그가 패션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건 대한한공 승무원 퇴직 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목동 CBS빌딩 1층에 대여섯평 규모로 오픈한 작은 사입 소매점 보니붐(Bonie Boom)은 당시 낯설었던 편집숍 콘셉트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안 대표는 “승무원 생활을 하며 쌓은 국제적인 감각이 도움이 됐다”며 “이탈리아와 프랑스, 일본 등지를 누비며 바잉한 희소 수입 아이템들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작은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평균 일 매출이 1000만원이 훌쩍 넘었으니까요.(웃음) 소규모였지만 완벽히 브랜딩 해서 오픈한 매장이었습니다. 쇼핑백과 폴리백은 물론이고, 토털로 컬렉션을 구성했고 화보까지 찍었으니까요. 그 경험이 오늘날 틴트의 자양분이 된 셈이죠.”
이후 안 대표는 2012년 패션의 중심 동대문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에 나섰다. ‘아이앤아이(I AND I)’ ‘아이니드아이(I NEED I)’라는 도매 브랜드로 에이피엠 럭스와 유어스에 매장을 잇따라 오픈했고,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소재와 봉제, 패턴 등 패션 실무를 바닥부터 치열하게 익혔다.
그리고 2015년 S/S시즌 하이엔드 감성 디자이너 브랜드 더틴트를 시장에 내놨다.
안 대표는 “고급 소재를 사용해 입기 쉽고,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옷다운 옷’을 더틴트를 통해 만들고 싶었다”며 “과하지 않은 여성스러움, 화려하지 않지만 우아한 스타일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소재와 패턴 등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독특한 형태미와 디테일이 돋보이는 더틴트의 옷들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주류 유통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형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신사동 가로수길과 분당 판교 쇼룸을 통해 고객 접점을 꾸준히 넓혔고, 13억 중국 시장의 문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해 S/S시즌에는 영캐주얼 콘셉트 서브 브랜드 티티와 가방 브랜드 ‘노우노(NOUNO)’를 동시 론칭해 포트폴리오의 짜임새를 강화했다.
특히 웨어러블하면서 가격대까지 낮춘 티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더틴트의 이니셜을 딴 티티는 론칭 전부터 중국 바이어들로부터 홀세일 오더가 쇄도했고, 처음 단독으로 참가한 해외 박람회 ‘CHIC 2017’에서도 사드(THADD)가 무색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물론 예상치 못한 한-중관계 경직으로 물량 확대에 대한 부담이 손실로 돌아오곤 있지만, 안 대표는 위기를 기회삼아 글로벌 시장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가 그리고 있는 더틴트와 티티의 향후 글로벌 전개 방향에 대해 물었다.
“현재 더틴트와 티티는 모두 국내 생산을 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와 원활한 중국 유통을 위해 제조 베이스를 모두 광저우로 옮길 방침입니다. 이후에는 홀세일은 중국 중심으로 전환하고, 국내는 리테일 유통만 집중할 계획이에요. 최근에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좋은 조건의 제안을 받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입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더틴트와 티티, 계속 지켜봐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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