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R ‘명가의 부활’ 속도 붙었다
  • 2017년 03월호, Page62
  • [2017-03-07]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DIR ‘명가의 부활’ 속도 붙었다
<구(舊) 동일레나운>

박준식 대표 “구조조정ㆍ리뉴얼 등 전열 정비…2~3년 내 궤도 올릴 것”


스포츠캐주얼 ‘콜마’ 신규 론칭 미래 동력
‘카르뜨’ ‘아놀드’와 함께 3각 편대 기대감
‘미다스의 손’ 박준식 대표 수혈 이후 스퍼트

까르트블랑슈, 아놀드파마로 유명한 (주)DIR이 재2도약의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 6월 합류한 박준식 대표가 사령탑을 맡으면서 스퍼트가 붙은 모양새다.

회사는 2015년 사명을 기존의 동일레나운에서 (주)디아이알(DIR)로 변경했다. 같은 해 2월 일본의 합작사와 계약을 해지한 뒤 동일방직이 지분을 모두 사들여 현재는 100% 자기자본 회사로 탈바꿈했다. 따라서 회사명 머리글자도 D(동일그룹)를 유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IR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박 대표 영입 외에도 지난해 이탈리아 브랜드 콜마(COLMAR) 론칭을 꼽을 수 있다. 12~13년만의 신규브랜드 론칭이다. 현재 브랜드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롱런을 준비하고 있다. 명품 고가 스포츠캐주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 박 대표의 복안이다.

터줏대감 까르트블랑슈는 TD(전통)존 형태에서 믹싱존(캐주얼)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기존 어덜트에서 컨템포러리를 가미한 브릿지 조닝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아놀드파마는 재정비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아동분야는 철수하고 현재의 볼륨을 실속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투자 조건도 우호적으로 바꿨다. 이 브랜드는 그동안 사업구조가 ‘노예계약’이었다는 등 불만이 팽배했던 터다. 역시 재정비를 통해 올해부터 리스타트 채비에 들어갔다.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3개 브랜드와 물류, 소비자 상담실, 경영전략실 등 핵심 조직으로 운영된다. 비효율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원 감축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부실을 털어낸 뒤 전열 정비를 올해 완전히 마무리 짓고, 2~3년 내 정상화는 물론 ‘명가재건’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택 후 집중’, 이른 바 박준식표 혁신 플랜이다.

“새내기 ‘콜마’ 고가 명품 스포츠캐주얼로 키울 터”
-박준식 DIR대표



-늦은 질문이지만 잘 나가던 코오롱 임원에서 이곳으로 왔다. 이유가 다시금 궁금하다.
1990년 코오롱에 첫 입사한 후 나름 열정을 불태웠다.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 쯤으로 이해해 달라. Y사 H사, 외국기업 등 4~5군데서 러브콜이 있었는데, 지인의 강력 권유와 DIR의 필요조건이 이곳으로 움직이게 한 것 같다.


-전 직장에서는 어떤 파트였나. 신화적 주인공이라는 소리도 들리던데.
기획과 영업을 맡았다. (칭찬에 손사래 치며)당치않다. 하지만 땀을 쏟은 결과 적잖은 성과를 맛보기도 했다. 적자 브랜드를 이듬해 60억 흑자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를 두고 하는 것 같다(웃음). 덕분에 2008년 그룹 최우수 사원에 뽑혔고, 이듬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DIR에 와보니 어떤 모습이었나. 지금까지의 변화는.
조심스럽지만 재고와 부실을 안은 노후차량이 달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채질개선과 사업구조 정비의 필요성을 느꼈다. 당초 구상대로 진행 중이다.


-DIR에서는 박 대표에게 뭘 필요로 했다고 생각하나.
개혁·혁신 수준의 변화를 원하는 것 같다. 그룹대표(서민석 회장)와 인터뷰 때도 이 같은 대화가 오갔다. 우선 누적 적자를 털어내야 한다. 사실 대기업은 R&R(업무분장)이 잘 돼 있는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또 대기업은 투자 자금이 넉넉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적재적소에 투자하려해도 비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조직의 시스템과 운용을 활용해 이를 극복해야한다고 본다. CEO 중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토털시스템에서 사업부별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신규 ‘콜마’는 성공을 확신하나. 카르트블랑슈, 아놀드파마와 삼각편대인 셈인데.
브랜드도 나이를 먹는다. 미래 먹거리의 씨드(Seed)가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콜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이 브랜드는 명품 스포츠캐주얼로 간다. ATL(일방적 홍보)보다 BTL(소비자 참여 쌍방향 홍보) 마케팅에 비중을 둘 것이다. 카르트블랑슈와 아놀드파마는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젊은 층을 공략할 방침이다. 카르뜨블랑슈는 남성복시장이 안 좋다 보니 침체된 양상이다. 연착륙을 하면서 일본 쇼핑몰과 같은 패밀리숍 형태의 마케팅을 전개하려 한다.


-전략과 목표를 말해 달라.
제품뿐 아니라 마케팅·사람도 디벨롭돼야 한다. 이를 위해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회사 사정상 자본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뉴얼, 리포지션, 리버스 등 다양한 구상과 고민을 하면서 전개해 나갈 것이다. 데스밸리(부실)를 축소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해 전열 정비를 마쳤으니, 올해 부실을 완전히 털어낸 다음 2~3년 내 궤도에 안착시킨 후 ‘명가 부활’을 도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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